할미꽃 ★청산인 할미꽃 - 정필(정재규) 다 잊고 살아야지 하면서도 날이 어두우면 생각이 나고 어디를 가나 꼭 만날 것 같은 해가 지는 언덕에 서서 멍하니 기다려 보기도 하고 못내 아쉬움을 뒤로 돌아서지만 가슴팍에 남아 떠나지 않는 그 짧은 순간의 그 별빛도 시간이 사이를 갈라놓고 마는 .. ▣글 모음/시,영상시 2012.05.13
뿌리 ★청산인 뿌리 - 이수미 오월까지 누워버린 당신을 읽어요 입구에서 출구까지 쿵쿵거리며 달게 자랐던 꽃들도 유즙처럼 말라붙고 개미 지나는 간지러움도 모른체 죽음을 내 보이나요 흙속의 난투극, 갈라진 발, 엄숙한 상처, 벌집 같은 속내 그 안에 비가 내렸어요 당신의 뻥 뚫린 헐어진.. ▣글 모음/시,영상시 2012.05.13
웃음이 왔다 ★청산인 웃음이 왔다 - 유홍준 비굴하게 왔다 당당하게 왔다. 절뚝절뚝 왔다 한 쪽 입술이 홱 돌아가는 웃음이 한 쪽 입술이 홱 삐뚤어지는 웃음이 구안와사 웃음이 트럭으로 한 트럭 왔다 광주리로 한 광주리 왔다 기다리지 않았는데도 왔다 너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왔다 병신아 병신아 .. ▣글 모음/시,영상시 2012.05.12
아침운동 ★청산인 아침운동 닭도 울지 않을 시간에 나를 깨우는 손짓에 가시지 않는 졸음을 비비며 벌갠 닭 눈으로 얇다리 얇은 두발로 걸어 나간다 항상 좁아 보이던 운동장이 나를 감싸 안는다 무거운 졸음을 등에 메고 넓다리 넓은 운동장을 달려본다 한바퀴 두바퀴 돌다보면 상쾌한 시골냄새.. ▣글 모음/시,영상시 2012.05.10
그리운 사람 그리운 사람 - 까치.김정선 바람부는 강언덕에 서면 살아 온 날들이 여태 그 날 그 시간 길가엔 들뜬 소름처럼 자욱마다 송골송골 엉긴 풀꽃 지천으로 바람을 부여잡고 살 부비우는 저 교성(嬌聲) 뒤돌아보면 애타게 그리울 걸 저미게 그리울 걸 속내 풀꽃 속에 감추우고 내내바람으로 울 .. ▣글 모음/시,영상시 2012.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