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모음/시,영상시 961

가을시 3편

♣♡ 가을엽서 - 안도현 ♡♣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게 너무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 가을을 보내면서 - 書娥 서현숙 ♡♣ 가을 끝자락 이별의 손 흔들고 바람 따라 떠나 버리는 너를 붙잡고 싶어 안간힘을 써 보아도 소용없는 몸부림인 것을 한 잎 두 잎 단풍잎 쓸쓸하게 지던 날 그때 이미 알았으면 애잔한 슬픔일랑 내려놓지 않을 걸 스산한 바람은 고독하게 만들며 고난을 통해서 순금같이 단련됨을 알면서도 바람 찬 겨울 길목에서 아쉬움만 남아 보내는 가을이 이토록 아플 줄이야 ! ♣♡ 멀리서 빈다 - 나태주 ♡♣ 어딘가 내..

가을의 꽃시 3 편

♣♡ 나하나 꽃 피어 -이해인 ♡♣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 들국화를 만나면 - 목필균 ♡♣ 너를 바라보면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아득히 사라졌던 기억들이 해마다 찾아와서 그림자 밟기를 하고 마음은 보내지 못하면서 보라색 손수건 흔들며 배웅하는 네 눈물 속에 올해도 가을은 소리 없이 깊어간다 ♣♡ 선운사에서 - 최 영 미 ♡♣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가을비 - 도 종환

♣♡ 가을비 - 도종환 ♡♣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했던 자리에 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 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 잎들이 지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 사랑하고 오늘 낙엽 지는 자리에 남아 그리워하다가 내일 이 자리를 뜨고 나면 바람만이 불겠지요. 바람이 부는 동안 또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헤어졌다 그리워하며 한 세상을 살다가 가겠지요.

우산 -김수환 추기경

♣♡ 우산- 김수환 추기경님 ♡♣ 삶이란 우산을 펼쳤다 접었다 하는 일이요. 죽음이란 우산이 더 이상 펼쳐지지 않는 일이다. 성공이란 우산을 많이 소유하는 일이요. 행복이란 우산을 많이 빌려주는 일이고. 불행이란 아무도 우산을 빌려주지 않는 일이다. 사랑이란 한쪽어깨가 젖는데도 하나의 우산을 둘이 함께쓰는 것이요. 이별이란 하나의 우산 속에서 빠져나와 각자의 우산을 펼치는 일이다. 연인이란 비오는 날 우산 속 얼굴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요. 부부란 비오는 날 정류장에서 우산을 들고 기다리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다. 비름 맞으며 혼자 걸어갈 줄 알면 인생의 멋을 아는 사람이요. 비를 맞으며 혼자 걸어가는 사람에게 우산을 내밀 줄 알면 인생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는 건 비요. ..

가슴에 내리는 비

♣♡ 가슴에 내리는 비 - 윤 보영 ♡♣ 비가내리는 군요 내리는 비에 그리움이 젖을 까봐 마음의 우산을 준비 했습니다. 보고 싶은 그대여 오늘같이 비가 내리는 날은 그대 찾아 나섭니다. 그립다 못해 비가 됩니다. 내마음에도 주룩주룩 비가 내립니다. 내리는 비에는 옷이 젖지만 쏟아지는 그리움에는 마음이 젖는군요. 벗을수도 없고 말릴 수도 없고 비내리는 날은 하늘이 어둡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열면 맑은 하늘이 보입니다. 그 하늘 당신이니까요. 빗물에 하루를 지우고 그 자리에 그대 생각 넣을수 있어 비오는 날을 좋아 합니다. 그리움 담고 사는 나는 비가 내립니다. 내 마음에 빗물을 담아 촉촉한 가슴이 되면 꽃씨를 뿌리렵니다. 그 꽃씨 당신입니다. 비가오면 우산으로 그리움을 가리고 바람불 때면 가슴으로 당신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