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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시 3편

♣♡ 가을엽서 - 안도현 ♡♣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게 너무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 가을을 보내면서 - 書娥 서현숙 ♡♣ 가을 끝자락 이별의 손 흔들고 바람 따라 떠나 버리는 너를 붙잡고 싶어 안간힘을 써 보아도 소용없는 몸부림인 것을 한 잎 두 잎 단풍잎 쓸쓸하게 지던 날 그때 이미 알았으면 애잔한 슬픔일랑 내려놓지 않을 걸 스산한 바람은 고독하게 만들며 고난을 통해서 순금같이 단련됨을 알면서도 바람 찬 겨울 길목에서 아쉬움만 남아 보내는 가을이 이토록 아플 줄이야 ! ♣♡ 멀리서 빈다 - 나태주 ♡♣ 어딘가 내..

가을의 꽃시 3 편

♣♡ 나하나 꽃 피어 -이해인 ♡♣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 들국화를 만나면 - 목필균 ♡♣ 너를 바라보면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아득히 사라졌던 기억들이 해마다 찾아와서 그림자 밟기를 하고 마음은 보내지 못하면서 보라색 손수건 흔들며 배웅하는 네 눈물 속에 올해도 가을은 소리 없이 깊어간다 ♣♡ 선운사에서 - 최 영 미 ♡♣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가을비 - 도 종환

♣♡ 가을비 - 도종환 ♡♣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했던 자리에 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 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 잎들이 지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 사랑하고 오늘 낙엽 지는 자리에 남아 그리워하다가 내일 이 자리를 뜨고 나면 바람만이 불겠지요. 바람이 부는 동안 또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헤어졌다 그리워하며 한 세상을 살다가 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