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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시 3편

청산(푸른 산) 2020. 10. 19. 09:32

 
♣♡ 가을엽서  - 안도현 ♡♣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게 너무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 가을을 보내면서 - 書娥 서현숙  ♡♣ 

가을 끝자락
이별의 손 흔들고
바람 따라 떠나 버리는
너를 붙잡고 싶어
안간힘을 써 보아도
소용없는 몸부림인 것을
한 잎 두 잎 단풍잎
쓸쓸하게 지던 날
그때 이미 알았으면
애잔한 슬픔일랑
내려놓지 않을 걸
스산한 바람은
고독하게 만들며
고난을 통해서
순금같이 단련됨을
알면서도
바람 찬 겨울 길목에서
아쉬움만 남아
보내는 가을이
이토록 아플 줄이야 !
♣♡ 멀리서 빈다 - 나태주 ♡♣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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