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 14

가 을 - 김용택

가을 -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9월에는 사랑을- 윤보영

9월에는 사랑을  - 윤보영    차 한 잔을 들고 아쉽다며 따라나선 8월을 달래는 9월입니다.  더러는 아픈 기억도 있었고 또 더러는 힘든 여운도 담겼지만 좋아, 좋아하는 기분에 묻힌 8월,  마무리 하고 보니 모두가 내 넉넉한 9월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이제 9월은 열매 맺을 생각에 미소 짓는 들꽃처럼 숱한 8월을 사랑으로 보냈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보내렵니다.  바람부는 10월에도 넉넉함이 어어지게 내 안에도 내 밖에도 사랑으로 가득 채우겠습니다.

청포도 - 이육사

청포도 -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흠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