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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입이 크다

청산(푸른 산) 2013. 4. 30. 08:27
★청산인

그리움은 입이 크다 - 전다형 어리석은 딸이 바닷길 열고 지구 반대편으로 어학연수 떠난 사흘간, 고삐 잡힌 마음이 말뚝도 없던 전화기 주위를 빙빙 돌았다 전화기가 내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내 목을 칭칭 감았다 풀었다 안절부절 못하던 근황이 그믐으로 깔리던 나흘째. 물 젖은 안부를 입에 문 나비 모양의 전화기가 나를 꿀꺽 삼켜버렸다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로 잘 지낸다는 말 한 마디가 힘이 세었다 전화기가 내 손을 가볍게 내려놓으며 한시름 놓는 눈치였다 꼭꼭 얼어붙은 몸을 푼 봄 햇살이 집을 에워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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