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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다보탑을 쌓다

청산(푸른 산) 2012. 5. 6. 12:47
★청산인

시간은 다보탑을 쌓다 내력을 꼼꼼하게 챙겨 대문을 나선 프롤레타리아수많은 문을 두드렸다 통과의례를 거쳐야 대열에 올라 설 수 있는 무대 길은 좁고 꿈은 안개처럼 희미하다 너를 만나 생의 내력을 펼쳐본다 견고한 심줄로 무뎌진 시간 위에 다보탑을 쌓아 올렸나 보다 층층이 올라간 무대 위 바람은 쉴 새 없이 봄가을을 다녀갔다 누가 그어 놓은 걸까 이마에 선명하게 새겨진 길을 따라 더디게 행진을 한다. 기둥에서 가끔 쉰 소리가 들려왔다 바람과 함께 했던 반절의 시간 그리움과 화려한 상처들이 전설 속으로 사라져버린 태양의 그늘아래 정념의 푸른 불꽃은 안으로만 출렁였다. 가을 날, 내면을 무던히도 쓸고 간 계절 아직도 불확실한 미래 속 방황은 산 1 번지 저 푸른 고지에 마지막 심지를 그려놓고 마지막 탑돌이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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