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낙엽◆ 내가 노인을 처음 만난 것은 20여 년 전이었다. 그때는 나도 동네에 산 지 스무 해가 넘어 집을 나서면 몇 발짝 못 가 아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눌 만큼 토박이 소리를 들었다. 그러다 보니 나이를 떠나 오다가다 차나 소주 한 잔씩을 나눌 만한 이웃들이 생겼고, 누군가의 제안으로 여남은 명이 모여 친목회를 만들었다. 그 친목회에서 만난 사람이 그 노인이었다. 노인은 나보다 나이도 열 살이나 더 먹었고 동네에서는 알아주는 재력가였다. 그는 동네 중심가에 있는 3층짜리 건물의 소유주였으며 그 건물 1층에서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예순에 접어든 노인은 항상 웃는 얼굴에 우스갯소리도 잘 날렸고 웬만한 자리의 술값은 거의 혼자서 내다시피 했기에 두툼한 신망까지 얻고 있었다. 그렇지만 '물 좋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