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해 멸치회 '우리식당'
남해군 본섬과 동북쪽 창선도를 연결하는 다리 창선교는 길이 438m의 짧은 다리다. 그 다리 아래서 바다는 옅되 빠르게 흐른다. 이 좁은 바닷길의 이름은 지족해협. 멀리 수평선으로 연결되는 해협엔 창선교를 중심으로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Y자 모양으로 촘촘히 박은 참나무 말뚝들이 진열을 갖추고 곳곳에 서 있다. 멸치 잡는 죽방렴(竹防簾)이다. 가장 원시적인 어업 방법인 '나무 그물'이나, 죽방렴 멸치는 일반 멸치보다 비싸다. 비늘 하나 상하지 않고 멸치를 곱게 건져 올리기 때문.
죽방 멸치의 제철이 막 시작됐다. 남해특산물 지족판매장 임옥주 대표는 "4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지는 조업 기간 중 가장 많이 잡히는 때가 장마철의 시작인 6월 말부터 8월까지"라 했다.
이 멸치를 맛있게 요리하는 곳 중 하나가 35년 된 '우리식당'이다. 매콤새콤한 멸치회무침(大 3만원)이 별미. 큼지막한 멸치의 머리와 꼬리를 일일이 뗀 뒤 뼈와 내장을 발랐다. 여기에 깻잎·미나리·양파·고추와 함께 초장으로 무쳐 낸다. 멸치 특유의 비린내는 온데간데없고 고소한 식감이 입 안을 자극한다. 이순심 사장이 말한 맛의 비결 세 가지. 첫째, 신선한 멸치를 쓸 것. 둘째, 최대한 손질을 적게 할 것. 손질이 서툴수록 멸치를 만지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새 살이 흐물흐물해진다. 셋째, 막걸리 식초를 적게 쓸 것. 신맛이 세면 고소한 고기 본래 맛을 해치기 때문이다. (055)867-0074
2 강진 한정식 '청자골종가집''명동식당'
남도음식 중에서도 최고로 치는 한정식이 강진군 한정식이다. 강진만에서 잡아올린 싱싱한 해산물과 강진 평야에서 재배한 농산물의 조화가 특징. 강진읍내에 여러 집이 있는데, 그중 청자골종가집(061-433-1100)과 명동식당(061-434-2147)이 유명하다. 두 집 모두 2인 6만원.
3 여수 해산물 정식 '한일관'
시간도 없고 지갑도 두툼하지 않을 때 여수의 해산물을 모두 맛보고 싶다면 '한일관'을 찾을 것. 이곳 메뉴는 단 하나, 해산물 정식이다. 문어·소라·참치·꼴뚜기·멍게·해삼·전복 등 40여종 해산물과 요리가 융단폭격을 퍼붓는다. 점심·저녁, 주말·주중 때를 가리지 않는다. 2인상 5만원. 3인 이상일 때는 1인 2만원. (061)654-0091
4 통영 졸복 '만성복집'
졸복의 다른 말은 소돈(小 ). 말 그대로 자그마한 복어다. 복지리 한 그릇(9000원)을 시키면 어른 손가락 길이만 한 졸복 예닐곱 마리가 다소곳하게 누워 있다. 졸복의 쫄깃한 살뿐만 아니라 기막히게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 시어머니의 대를 이어 며느리 이강래(44)씨가 20년째 졸복의 배를 가르고 육수를 끓인다. 그가 밝힌 맛의 비결은 '더하지 않기'. 육수를 낼 때 "멸치도, 가다랑어포도, 다시마도, 다시 말해 아무것도 넣지 않는다"고 했다. (055)645-2140
5 거제 해물뚝배기 '항만식당'
처음 보면 뚝배기의 크기에 놀란다. 딴 데서 볼 수 없는 크기의 무쇠 솥 뚝배기에 각종 해산물을 듬뿍 담아 넣고 끓여 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온다. 시원한 맛도 일품. 새우, 홍합, 게, 바지락, 미더덕, 가리비, 갯가재 등 남해안에서 잡아올린 재료들로 맛을 내고 고추장과 간장으로 간을 맞췄다. 2만9000원(2인분·보통)~7만4000원(4인분·특선). (055)682-3416·4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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