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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여 제발 이런 거짓말은 하지마

청산(푸른 산) 2015. 3. 9. 15:57

 

그를 위해 준비한 이벤트를 D데이까지 '비밀'로 하는 것과 지난밤 딴남자와 뜨거운 '비밀'을 공유하게 된 건 전혀 다른 문제다. 의심으로 얼룩진 관계가 아니라 신뢰를 바탕으로 사랑하고 싶다는 남자들이 외친다. "제발 이런 거짓말은 하지 말아줘!"

헤어질 때 '사랑한다' '보고 싶을 거다' '잊지 못할 것 같다'는 식의 거짓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남자들의 가슴은 무너지니까. '잡아달라'는 말처럼 들려서 이별 후 한참 시간이 지나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힘들어진다. 상대가 행복하길 빈다면 마음에도 없는 말로 착한 척하기보다 차라리 욕을 해 주길 바란다.(포토그래퍼, 29)

남자친구에게 절대 하면 안 되는 거짓말? 그런 건 없다. 거짓말은 다 안 된다. 만약 거짓말이 하고 싶어 미치겠다면 고성능 '컴퓨터 뇌'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모든 일을 기억하거나 강한 압박 심문에도 걸려들지 않는 연기력과 알리바이를 준비해야 할 거다.(연구원, 33)

지방에서 상경해 혼자 살던 그녀는 친구 집에서 잘 때가 많았다. 그런 날엔 나도 여자들만의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연락을 자제했다. 사건은 우리가 만난 지 300일을 하루 앞두고 벌어졌다. 이날도 외박할 예정이라는 말에 기념일 이벤트를 준비하려고 그녀의 집으로 갔다. 준비를 도와줄 친구 두 명과 함께. 당연히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하고 현관문을 열었는데, 그녀가 집에 있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처음 보는 남자의 팔을 베고 잠들어 있었다! 그동안 그녀는 외박을 핑계로 그 남자와 나를 번갈아 가면서 만나온 거였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상대를 바보로 만든 충격에서 좀처럼 헤어나기 힘들었다.(회사원, 29)

피곤해서 일찍 잘 거라던 그녀는 그날 밤 다른 남자와 가평의 한 펜션에서 열린 커플 모임에 참여해 밤을 불태웠다. 그리고 하루 만에 내게 들켰다. 어떻게 알았느냐고? 여자친구의 페이스북에서 문제의 사진을 발견했다. 그날의 멤버 중 한 명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고 여자친구를 태그했던 것. 당연히 우리는 싸웠고 결국 헤어졌다. 여자들이여! 남자친구가 아닌 다른 남자와 뭔가를 함께 하는 걸 속이는 건 '대역죄'란 걸 잊지 말자.(대학생, 28)

학교 근처 멀티플렉스에 혼자 영화를 보러 갔다가 여자친구가 남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둘 사이는 누가 봐도 연인처럼 다정해 보였지만 섣불리 의심하지 말자는 생각에 일단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내게 전화가 온 걸 확인하고도 전혀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 '어디냐'는 물음엔 '친구 생일 파티에 왔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동안 이런 식으로 얼마나 자주 날 속였을지 생각하니 그 순간, 정이 뚝 떨어지더라.(대학생, 29)

진정한 사랑은 신뢰에서 시작한다. '신뢰'의 땅이 잘 다져져 있지 않으면 그 위에 어떤 사랑의 금자탑을 세워도 무너져 버릴 게 뻔하다. 3년을 만난 여자친구는 남녀 사이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에만 관심이 있을 뿐 내게 믿음을 주지 못했다. 버릇처럼 모든 일을 대충 둘러대기만 해서 때론 내가 그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특히 부모의 직업과 이혼 사실을 속인 걸 알았을 땐 충격이 컸다. 결혼까지 생각할 정도로 진지한 사이라면 가족에 대한 거짓말은 절대 금물이다.(아티스트, 29)

여자들이 얼굴에 '나 화났음'이라고 써놓고 '괜찮다'고 거짓말하는 이유는 뭘까? 남자들에게 '스스로 네 잘못을 찾아내'라는 게 얼마나 괴롭고 짜증 나는 일인지 알아줬으면 좋겠다. 무엇 때문에 화가 난 건지 그냥 말해줄 수는 없는 걸까? 남자들은 문제가 뭔지 콕 집어서 이야기해 주지 않으면 모른다. 어떻게 모를 수 있냐고? 그게 남자란 동물이다.(웹디자이너, 29)

EDITOR 김보라 PHOTO GETTY IMAGES, 멀티비츠 DESIGN 오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