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가을이 온다. 가을의 전령사 '가을편지'노래가 들려온다. 원로 시인 고은(사진)의 아름다운 시에 김민기가 곡을 붙여 불려진지 어언 40년, 노래를 들려준 가수의 나이도 벌써 60~70세. 가을이면 어김없이 듣고 부르게 되는 이 노래는 오래 잊어버린 육필로 쓴 편지를 주고 받는 것처럼 마냥 푸근하고 정겹다. 이 가을엔 편지를 쓰자. 그리운 사람에게 진정을 전하는 편지를 하자. • 고은의 시에 김민기가 멜로디를 붙인 '가을편지'. 떨리는듯 가녀린 음색의 클래식 창법으로 1971년에 처음 이 노래를 부른 이는 최양숙(70세). 우리나라에서 샹송을 최초로 부른 가수로 유명했던 그녀는 서울대 음대를 나온 인텔리 가수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샹송을 부르다 박춘석 작곡가에게 발탁되어 1963년 가수로 데뷔했다. 대표곡 '가을편지'는 서정적인 노랫말와 가수 최양숙의 독특한 음색과 창법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으나, 타이틀곡 '꽃 피우는 아이'의 가사 등을 문제삼아 앨범이 통째로 판매금지되는 시련을 겪게된다. 가을편지 - 이동원 • 가수 이동원(63세). 그를 이시대의 낭만 가객(歌客)이라 부르고 싶다. 상습 대마초 흡연과 음주운전에도 불구하고 7080 세대들에게 여전히 '가을 교주'로 불리는 그의 노래하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한결같다. 마치 2차 세계대전 때 레지스탕스를 연상시키는 헌팅 캡과 무채색 옷, 매니저도 기획사도 없는 소위 프리랜서 가수이면서 40년 동안 한번도 나이트클럽에서 노래한 적이 없다는 이동원...짙은 가을안개 낀듯한 음색의 '가을편지'를 듣고 있자면 벌써 가을편지를 받아든 듯한 감상에 젖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