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모음/시,영상시

눈 오는 밤에

청산(푸른 산) 2013. 1. 12. 07:54
★청산인

눈 오는 밤에 -김 용호(1912~1973) 오누이들의 정다운 애기에 어느 집 질화로엔 밤알이 토실토실 익겠다. 콩기름 불 실고추처럼 가늘게 피어나던 밤 파묻은 불씨를 헤쳐 잎담배를 피우며 고놈 눈동자가 초롱 같애.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할머니 바깥엔 연방눈이 내리고. 오늘 밤처럼 눈이 내리고. 다만 이제 나 홀로 눈을 밟으며 간다. 오우버 자락에 구수한 할머니의 옛이야기를 싸고 어린 시절의 그 눈을 밟으며 간다. 오누이들의 정다운 얘기에 어느 집 질화로엔 밤알이 토실토실 익겠다.

'▣글 모음 > 시,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녁놀   (0) 2013.01.14
호반의 봄  (0) 2013.01.13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0) 2013.01.09
내사람이여  (0) 2013.01.07
내 마음에 그려놓은 사람  (0) 2013.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