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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 통해 ‘짝’ 의미 되새겨 애정촌 논란 지웠다

청산(푸른 산) 2011. 1. 10. 09:07

노부부 통해 ‘짝’ 의미 되새겨 애정촌 논란 지웠다

뉴스엔 | 뉴스엔 | 입력 2011.01.10 07:31

 




[뉴스엔 고경민 기자]

"젊었을 때 귀엽고 내 마음에 예뻤었는데 지금도 그 마음이야." 93세 할아버지가 70평생 살아온 할머니를 두고 한 말씀이다.

1월 9일 방송된 SBS 스페셜 '짝 2부-너는 내 운명인가?'에서는 1부 가상 공간 애정촌에 들어온 젊은 남녀 12명의 짝찾기 과정을 통해 한국인이 바라는 짝의 조건을 알아봤다면 이번엔 노년의 부부를 통해 한국인에게 짝의 존재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알아봤다.

이날 방송에서는 강원도 횡성의 한 마을에 사는 세 할머니의 삶을 다뤘다. 이 중 70년이 넘게 살았으면서도 연애시절처럼 변함없는 애정으로 살아가는 한 할머니와 할머니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할아버지는 아직도 할머니가 젊었을 때처럼 예쁘고 사랑스럽다며 옆에서 떠날 줄을 몰랐다. 귀가 어두웠지만 철썩같이 아내의 말만은 알아 들었다. 외출할 때는 늘 손을 잡고 늘 같은 색을 맞춰 입었다.

반면 마을의 또 다른 할머니들의 삶은 달랐다. 같은 남자를 짝으로 맞아 49년을 함께 산 이 할머니들은 서로 갈등을 극복하고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었지만 평생 가슴 속에 한을 담아야 했다.

첫째 부인은 여섯명의 딸을 뒀고 둘째 부인은 한명의 아들과 4명의 딸을 뒀다. 3대 독자 집안에 시집온 첫째 부인은 아들을 저 세상에 떠나 보내고 아들을 낳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손으로 둘째 부인을 들일 것을 권유했다. 둘째 부인 역시 작은 부인으로 오는지 몰랐다며 속아서 왔다고 신세한탄을 했다. 귀한 아들이 아니었으면 40년 넘게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1부에서 다큐인지 예능인지 혼란스러웠을만큼 논란이 많았던 애정촌 짝짓기 편에 대해 앞으로 방송될 2부, 3부를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던 제작진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제각기 다른 노년의 짝과의 삶은 시청자들에 색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킨 것.

시청자들은 "짝은 어려움을 함께 이겨온 인생의 동반자란 말이 와닿았다. 짝이 있어 인생은 덜 외롭고 짝이 있어 더 고단한 밤을 살지도 않는다. 내 인생의 짝과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씁쓸한 장면도 있었고 어떻게 저렇게 살았을까 싶은 장면도 있었지만 다정했던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다 행복했다. 그런 삶을 살아야겠단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마을에 저렇게 특별한 사연이 있는 부부가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며 "아직도 연애하고 있는듯한 모습의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이 귀감이 됐고, 첩이 있던 시절 지금은 가정의 행복을 잘 유지하고 자식들을 잘 키워낸 것도 대단하다. 갈등이 있어도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시하는 할아버지의 할머니에 대한 사랑도 애틋했다", "짝이라면 무언가를 지켜내고 또 지속하는 모습이 필요할 것 같다. 짝의 의미를 노부부에게 조금이나마 배웠다"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