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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을 잘보는 스님
옛날, 관상을 잘 보시는 스님이 계셨는데, 친구의 아들을
상좌로 데리고 있었다.
친구는 ‘아들의 명이 매우 짧으므로 스님을 만들면 짧은
명을 넘길 수 있을 것’이라며, 아이를 스님께 보내왔다.
스님께서 어느 날 아이의 관상을 보니 7일을 넘기지 않아
죽을 상이었다. 깜짝 놀란 스님께선 어린 상좌에게 한 열흘
집에 다녀오라며 돌려보냈다.
친구의 어린 아들을 단 며칠만이라도 부모 곁에서 지내다
죽게 하려 한 배려였다.
그런데 열흘이 지난 뒤, 상좌는 아무 일 없이 돌아왔다.
돌아온 상좌의 관상을 보니 본래 단명할 상이었으나 나쁜
기운이 사라지고 장수할 상으로 변해 있었다.
스님께서는 상좌에게 지난 열흘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으셨다. 상좌는 ‘집에 가는 길에 개울물에 떠내려가는 큰
나무껍질을 발견했는데, 수천마리의 개미가 새까맣게 붙어
있었습니다.
조금만 더 떠내려가면 폭포에 떨어져 다 죽게 될 것 같아
옷을 벗어 개미가 붙은 나무껍질을 받아 마른 언덕땅에 놓아
주었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스님은 그 말을 듣고 상좌의 등을 두드리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개미떼를 살려준 방생의 공덕으로 7일 뒤에 죽을 상좌의
명은 70년이 연장되어 80세가 넘도록 장수하며 열심히
부처님 법을 공부하였다고 한다.
- 조계사보 2003년 2월호 -
여기는 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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