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초성 안면신경마비(구안와사) 대부분의 사람들은 갑자기 한쪽 얼굴이 마비돼 눈을 완전히 감을 수 없고, 식사할 때 음식물을 흘리게 되면 ‘혹시 중풍은 아닐까’ 하고 걱정하게 된다.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는 이런 증세를 호소하면서 진료실에 찾아오는 환자들이 많다.
물론 중풍에 의한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벨마비’라고 하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가 대부분으로, 전통적 한의학에서는 ‘와사풍’ 혹은 ‘구안와사’라고 한다. 구안와사는 성별이나 연령에 관계없이 발생하므로 어린이나 노인 혹은 임산부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임상에서 보면 대개
▷찬바람을 직접 얼굴에 쐰 후
▷찬 바닥에 얼굴을 대고 잠을 자고 난 후
△환절기에 감기를 앓고 난 후 귀 뒤쪽이 아프면서 발생한다.
최근엔 오랜 시간 차문을 열고 운전하는 도중에 발생하였다고 하는 환자들도 있다.
갑자기 더워지는 날씨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창문을 열어 놓거나 찬 바닥에 누워 자는 경우가 많으므로 잘 발병할 수 있다.
이 질환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감기처럼 바이러스 감염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증상으로는 안면근육마비로 한쪽 이마에 주름을 잡을 수도 없고, 한쪽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으며, 코를 찡긋하지 못하고, 입을 옆으로 벌리지 못하게 돼 음식을 먹을 때 음식물을 흘리게 된다.
휘파람을 불지 못하고, 풍선 불 때처럼 양 볼을 부풀릴 수도 없고, 말을 해도 발음이 새어 정확한 발음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와 같은 운동마비 외에도 귀 뒤쪽이 아프거나, 눈물이 많이 나거나, 혹은 눈물이 나지 않을 경우 청각 과민, 미각 손실 등 안면신경의 기능장애가 수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천년 전부터 내려오는 한의학에서는 대개 이러한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안면부에 흐르는 경락의 기혈이 풍이나 한 또는 풍열 등의 다양한 원인에 의해 막혀서 발생한다고 보고, 치료도 경락을 소통시켜서 마비를 회복시켜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락을 소통시키기 위해 침치료와 뜸요법이나 한약치료를 위주로 하고 물리요법 등을 같이 사용하게 된다.
쑥찜팩이나 손으로 늘어진 얼굴 근육을 끌어올리는 마사지요법을 병행하는 것도 좋다.
임상에서 보면 벨마비인 경우인 경우에는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후유증이 남는 경우도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주의할 사항으로는 눈이 감기지 않으므로 비누로 세면을 하지 않도록 하고, 필요하면 안대를 착용하며, 수면 시 눈꺼풀은 반창고 등을 이용하여 붙이고 자는 것이 좋다.
눈물이 나오는 것은 관계없으나 눈물이 나오지 않아 안구가 건조할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안과 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또한 찬바람을 쐬거나 찬 음식이나 술 등을 섭취하지 말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여 몸을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치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치료를 소홀히 하거나 민간요법 등으로 적절한 치료와 시기를 놓쳐 안면경련이나 감각장애가 생기거나 혹은 마비된 쪽으로 입이 돌아가는 후유증이 발생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특히 발병 초기에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고, 후유증이 생긴 경우에도 지속적 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민간요법으로 약초를 얼굴이나 손목에 붙이는 경우도 있는데, 오히려 피부에 손상을 주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고형균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침구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