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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노래-김대규

청산(푸른 산) 2018. 9. 10. 21:26

 
♣♡ 가을의 노래- 김 대규♡♣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떠나지는 않아도
황혼마다 돌아오면 가을이다.
사람이 보고싶어지면 가을이다.
편지를 부치러 나갔다가 집에 돌아와보니
주머니에 그대로 있으면 가을이다.
가을에는 마음이 거울처럼 맑아지고
그 맑은 마음결에 오직 한사람의 이름을 떠 보낸다.
주여,라고 하지 않아도 가을에는 생각이 깊어진다.
한마리의 벌레 울음소리에
세상의 모든귀가 열리고
잊혀진 일들은 한잎 낙엽에 더 깊이 잊혀진다.
누구나 지혜의 걸음이 되어
경험의 문을 두드리면 외로움이 얼굴을 내밀고
삶이 그렇게 아픈거라 말한다.
그래서 가을이다.
산 자의 눈에 이윽고 들어서는 죽음
사자(死者)들의 말은 모두 시가 되고
멀리 있는 것들도 시간 속에 다시 제자리를 잡는다
가을이다.
가을은 가을이란 말속에 있다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 청  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