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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에서 / 이해인

청산(푸른 산) 2016. 4. 3. 12:04
 
♣♡봄이 오는 길목에서  / 이해인♡♣ 

         하얀 눈 밑에서도 푸른 보리가 자라듯 
         삶의 온갖 아픔 속에서도 
         내 마음엔 조금씩 
         푸른 보리가 자라고 있었구나 
         꽃을 피우고 싶어 
         온몸이 가려운 매화 가지에도 
         아침부터 우리집 뜰 안을 서성이는 
         까치의 가벼운 발결움과 긴 꼬리에도 
         봄이 움직이고 있구나 
         아직 잔설이 녹지 않은 
         내 마음의 바위 틈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일어서는 봄과 함께 
         내가 일어서는 봄 아침 
         내가 사는 세상과 
         내가 보는 사람들이 
         모두 새롭고 소중하여 
         고마움의 꽃망울이 터지는 봄 
         봄은 겨울에도 숨어서 
         나를 키우고 있었구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 청 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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