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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기차여행입니다.

청산(푸른 산) 2015. 10. 14. 19:55
 
♣♡인생은 기차여행입니다. ♡♣ 

어느 낯선 정거장에서 이 여행은 시작됩니다.
부모님이 티켓을 끊어주셨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고 올라탄
나를 태우고 기차는 그렇게 출발합니다.
어떤 역은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하지만 인적이 드문 한적한 간이역도 있습니다.
역을 지날 때마다 제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기차에 오르고 내립니다.
그 수많은 사연들을 뒤로 한 채
기차는 또 다음 역을 향해 경적을 울립니다.
내가 기차에 오를 땐 부모님이 동승하셨습니다.
처음엔 부모님이
항상 나와 함께 여행해 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부모님 중 한 분이 갑자기 내리십니다.
미처 작별인사를 나눌 시간도 없이 홀연히 떠나십니다.
매정한 기차는 무엇이 그리 급한지 다음 역을 
향해 출발합니다.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기차는 
그렇게 달리고 또 달립니다.
잠시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는 사이
남은 한 분의 부모님이 보이지 않습니다.
나만 남겨둔 채 내려버리십니다.
발을 동동 굴러보지만 이미 하차하신 부모님의 모습이 
점점 멀어질 뿐입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제 세상에 남은 것은 나 혼자입니다.
부모님이 떠난 빈 자리를 다른 사람들이 채워줍니다.
때로는 형제의 이름으로, 친구의 신분으로,
자녀의 자격으로 자리를 메꿉니다.
그렇게 나를 태운 인생의 기차는 수많은 승객들을 
싣고 어디론가 떠납니다.그들 중 어떤 이들은 
이런저런 연유로 나와 인연을 맺게 됩니다.
그 중에는 웃음을 선사하는 사람도 있지만
울음을 주는 이들도 있습니다.
내 인생의 기차여행에는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희망과 절망, 만남과 이별이 늘 동승합니다.
그러다 불현듯 주변을 살펴보면
많은 사람들이 소리도 없이 사라지고 없습니다.
언제 어느 역에서 내렸는지조차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런 아쉬움과 공허함을 남기고 새로운 사람들을 실은 
기차는 또 다음 도착지를 향해 달립니다.
인생이라는 기차에 홀로 남은 나는
문득 이런 상념에 잠깁니다.
"좋은 기차여행이란 무엇일까?"
"내가 내릴 역은 어디쯤에 있을까?"
"그때까지 이 여행을 어떻게 하면 즐길 수 있을까?"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누가 다음 역에서 내릴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다음 역에서 내가 내릴지도 모릅니다.
한번 내리면 다시 올라탈 수 없기에
내리기 전에 잘해야 합니다.
지금 나와 동행하는 여행객들과 잘 지내야 합니다.
기왕이면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고, 사랑하고,
용서하며, 포용하고, 베풀어야 합니다.
내가 있어서 그들의 여행이 쾌적하고 편안하도록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다음 역에서 누가 내릴지 모르는데
왜 헐뜯고, 싸우고, 다투고,미워하고, 증오해야 한단 말인가요?
우리는 누구나 언젠가 이 인생의 기차에서 내려야 합니다.
어느 역에선가 내가 내려야 할 시간이 되었을 때
동승한 이들과 아름다운 작별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탄 칸에 동승한 소중한 인연들에게
내리기 전에 말해야 합니다.
고맙다고. 당신이 있어서 내 여행이 참 즐거웠다고
나와 함께 해주어서 무척 행복했노라고.
가시는 그 곳까지 부디 행복한 여정이 되시라고.
내 인생의 기차여행은 참으로 아름다웠노라고.
                   -옮겨 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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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시기 바랍니다. - 청 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