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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에 부모를 모시는 일은 불효일까?

청산(푸른 산) 2014. 12. 23. 08:11
 
♣♡ 요양병원에 부모를 모시는 일은 불효일까?♡♣ 

용미리 수목장 이야기를 했더니 해외에 사는 분이 메일을 
보내왔습니다.어머니 연세가 92세신데 73살 되신 언니분이 
모시고 생활하신다고 합니다.
일흔세 살이면 언니분도 노인이신데 더 노인을 모시느라 
고생이 많으신 듯합니다.우리의 정서로는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모시는 것을 현대판 고려장 정도의 느낌이 있어서 
얼마나 더 사실까 하는 생각에 언니분이 힘들지만 
끝까지 모시겠다고 하신다지만 멀리서 보기에 안타까운 동생분이 
요양병원에 모시는 것이 어떨까 해서 메일로 의논해 오신 것입니다.
   
가까이서 뵙지 못하고 멀리서 걱정하는 심정이 더 괴로운 것은 
뻔한 일입니다.92세 어머니는 인지장애는 없으신데 약 1달 전에 
허리를 다치신 후에 꼼짝을 못하시니 간병하기가 더 힘들게 
되셨다고 합니다.
어머니 연세와 허리부상으로 보면 더 이상 상태를 
낙관하긴 어려울 것 같은데 언니분이 몹시 지쳐계셔서 
요양병원에 모시는 것이 어떨까 물으시는 겁니다.
우리병원에도 90대 어머니를 입원시켜 놓고 매일 70대 할머니가 
다니시며 병간호를 하는 경우를 봅니다.
침대 사이드레일을 밤새 뽑아내실 듯 흔들어 대고 노래를 
부르시거나 벽을 북삼아 장단을 두드리시고 
손으로 대변을 만지시는 등 간병인의 손이 많이 가는 환자인데도 
딸은 “우리 어머니는 치매라도 정말 얌전하셔서..........” 라며 
어머니를 돌보시는 것을 보면 집에 모시고 있었으면 저런 말은 
나오지 않을 터인데 낮 동안 상태가 좋으실 때 잠간씩 보니까 
모녀가 서로 험한 모습을 보지 않아서 나 올 수 있는 이야깁니다.
집에 모시고 있으면서 어머니가 유아기로 퇴행한 모습을 보게 되면
아무리 효성이 지극한 딸이라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앞으로는 나이 들고 병들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신세를 져야 할 것입니다.
저부터도 자녀들에게 내 노후를 의탁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요양병원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할 듯합니다.
노후 준비를 해야 한다고 모든 사람들이 얘기하지만
준비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다 안락한 노후를 바라지만 현실적으로 그러지 
못하는 것이지요.또 준비를 안 하는 것 보다 하는 것이 
나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게 예측대로 되는 인생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이야깁니다.
몇 살까지 일하고 얼마를 모아서 노후에 쓰면 되겠다. 
계산을 해 놨다고 해도 살다보면 의외의 일들이 더 많이 
생기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평생 일하고 받은 퇴직금을 자녀의 사업자금을 털리고 
살던 집마저 빚쟁이에 넘기는 분도 봤고 며느리가 집을 
나가서 손자 손녀까지 맡아서 기르는 분도 있습니다.
자녀들이 노동력은 키우지 못했고 쓸모없는 학력은 높고
어려운 일은 기피하고 곱게만 키운 자녀들은 
자기 자녀 키우는 일에 골몰하고 
그러다 보니 어딘가 균형이 맞지 않는 형태로 되어버려서 
앞으로는 점점 더 큰 사회적 문제가 노인 문제입니다.
마흔 살이 되도록 공부(!) 하는 자녀를 뒷바라지 하는 
부모도 많고 부모의 보호아래 살면서 결혼을 하거나 
독립할 의지가 없는 자녀도 있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서 자녀를 뒷바라지 하면서 
빈 털털이가 된 부모의 이야기도 많이 듣습니다.
초년출세와 중년 상처 노년 문제가 
가장 큰 인생의 고난이라는 말이 있듯이 
노년엔 건강과 돈이 필수입니다.
노후에 돈이 없는 것은 인생에 가장 비참한 일입니다. 
요즘 현실을 보면 어려운 자녀가 있는 분 보다 
자녀가 없는 분들이 정부의 돌봄을 받을 수 있어서 
훨씬 나은 삶을 사는 것을 봅니다.
노인이 폐지를 주워서 생활을 하는데 그걸 뜯어 가는 
자녀가 있고 자녀가 없는 노인은 정부에서 무료로 
의료혜택을 받고 식사나 수당을 받기 때문에 
어려운 자녀를 둔 노인보다 훨씬 좋습니다.
기초생활 수급을 받는 것이 부양의무를 가진 자녀가 
있지만 어려워서부모를 돌보지 못하는 것 보다 
훨씬 안정적인 것입니다.앞으로는 점점 더 노인문제가 
큰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 같습니다.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난 우리들이 
다 노인이 되면 연금이나 의료혜택 이런 것들이 
국가의 재정으로 감당이 될 런지 세금을 낼 젊은이들이 
적어서 많은 노인들의 노후를 어떻게 책임지라고 할런지?
국가적으로 자원이라곤 없는데 고부가 가치의 생산성을 
갖추기 전에는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70대 노인이 90세 된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시는 일도 
불효라고 생각해서 집에서 끝까지 책임지려고 하는 
눈물겨운 효성을 보는 일은 앞으로는 드물 것 같습니다.
우리 세대는 누구라도 자녀에게 폐 끼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스스로 요양시설을 갈 것 같기 때문입니다.
노인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은 현대판 고려장으로 
생각하고 불효로 여기는  분들이 아직은 많지만 
앞으로는 보편적인 일이 될 것 같습니다.
                -  순이블로그에서 옮김 -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 청  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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