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술,/소문난맛집

여심을 사로잡은 술집

청산(푸른 산) 2014. 12. 5. 08:15

 

커리어 우먼에게는 퇴근 후 풀어져서 한잔할 술집이 필요하다. 여자들이 '좋아요'를 누른 술집들을 소개한다.

상상력이 넘치는 술집, 헬로헬로쑬
시끌벅적한 홍대 앞 술집이 싫다면 골목길 안까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헬로헬로쑬'은 아지트 삼고 싶은 아기자기한 술집이다. 감수성 넘치는 '키덜트' 주인이 직접 모은 소품들이 어느새 이곳을 점령하고 있다. 천장에 병뚜껑으로 고래를 만들어놓기도 하고 메모지들을 직접 디자인해서 놓아두는 걸 보면 주인의 감각이 절로 느껴진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에서도 감각이 느껴지는 건 마찬가지. 해리 포터를 상상하며 만들었다는 달콤한 버터비어는 맥주 위에 버터크림을 듬뿍 얹은 비주얼부터 만족스럽다. 크림에서 옛날 버터 사탕의 향이 물씬 풍겨서 이 독특한 맛의 술에 한번 중독된 사람은 또다시 찾을 수밖에 없다. 주인의 개성이 고스란히 나타나는 이곳에서 특별한 술을 마시다 보면 하루의 스트레스가 사라질 것이다.

위치 마포구 와우산로29바길 12
영업시간19:00~02:00

문의02-334-3243


정통 스페인을 만나다, 빠끼또
'빠끼또'는 스페인에서 오랫동안 살다 온 부부가 운영하는 스페인 선술집으로 입구부터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난다. 음악을 하는 남편과 미술을 하는 부인이 만나서 아티스틱한 공간을 만들었으니, 가게 곳곳에 걸린 그림과 소품들을 구경하면서 스페인 음악을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식사를 위한 메뉴는 사프란을 사용한 스페인 쌀요리 파에야, 바게트 위에 각종 재료가 올려져 나오는 핀초 종류인데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만든 생햄의 일종인 하몽은 맥주에도 와인에도 잘 어울리는 안주로, 매장에서 직접 자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한국에 처음으로 스페인 생맥주를 들여온 곳이며, 스페인산 와인 리스트가 전문적이라 술에 있어서도 믿음이 간다. 직접 담근 샹그리아와 셰리주도 여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상큼한 맛이니 도전해볼 것.

위치 마포구 와우산로35길 71-3
영업시간18:00~02:00, 일요일 휴무
문의02-6407-6064

나만을 위한 한 병, B28 Bottle Club
위스키를 즐기는 여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남동에 새로 오픈한 'B28 Bottle Club'은 특히 섬세한 감성을 지닌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공간이다. 마시는 사람마다의 취향을 세심하게 파악해 매번 색다르게 만들어낸 위스키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가게 한가운데에는 색색의 조명을 비춘 커다란 아크릴 선반을 배치해 럭셔리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공간을 완성했다. 이곳에서는 50가지가 넘는 위스키를 비롯해 보드카와 테킬라 그리고 럼 등이 포함된 탄탄한 리스트를 만나볼 수 있는데 모든 종류의 술은 보틀 단위로만 판매된다. 자리에서 주문을 하면 바텐더가 직접 테이블로 찾아와 칵테일을 만들어주는 시스템이 흥미롭다.

위치 용산구 대사관로31길 7-6
영업시간 월~토요일 19:00~03:00, 일요일 휴무
문의 010-8822-8814


여자를 위한 전통 소주, De Chou
소주는 쓰다는 편견을 없애줄 술집이 있다. 고급스러운 위스키 바를 연상시킬 만큼 모던하게 꾸며진 공간에서 전통술을 즐길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인 'De Chou'라는 술집이다. 한국의 지방 곳곳에 남아 있는 도가에서 전통 비법으로 만든 소주와 청주가 주된 메뉴다. 드슈의 술은 흔히 접했던 녹색 병의 일반 소주들보다 도수가 훨씬 높은데도 양질의 쌀과 찹쌀을 넣고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것들이라 달착지근하고 부드럽다. 입 안에 단맛이 옅게 퍼져 기분을 좋게 해주는 청주인 '한산소곡주'는 스트레이트 잔에 담아 깊은 맛을 즐겨도, 얼음을 넣어 은은하게 마셔도 좋다.

위치 강남구 강남대로152길 67
영업시간월~토요일 18:00~02:00, 일요일 휴무
문의02-514-2014

이야기가 담긴 한국의 술, 안씨막걸리
정성스레 빚은 다양한 탁주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안씨막걸리'에서는 서울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독특한 막걸리를 즐길 수 있는데, 주인이 직접 지방 곳곳의 양조장을 돌아다니며 모든 메뉴를 공수해 온 덕분이다. 양조장이 위치한 지역에 따라, 또 술을 빚어낸 장인에 따라 맛이 모두 다르니 여러 가지 술을 마셔보며 취향에 맞는 술을 골라봐도 좋겠다. 한 달에 단 50병만 생산된다는 '이상헌 탁주'는 청량한 맛과 입 안에서 오랫동안 지속되는 깊은 풍미가 매우 훌륭하다. 안주는 재료의 신선도에 따라 매일 종류가 바뀌는데 주문한 술과 가장 어울리는 메뉴를 준비해주는 주인의 추천을 믿어봐도 좋을 듯하다. 아늑한 분위기의 가게 곳곳에 놓인 작가들의 작품을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위치 용산구 회나무로13가길 61
영업시간월~목요일 18:00~01:00, 금~일요일 18:00~02:00
문의010-9965-5112

나만의 아틀리에, 팜팜 피아노
술도 예쁜 곳, 즐거운 곳에서 마시고 싶다면 '팜팜 피아노'가 제격이다. 언뜻 지나치면 빈티지 가구점으로 오해할 수도 있는 팜팜 피아노는 아티스트인 주인의 감각이 빛나는 다이닝 바다. 색색의 촛농이 흘러내려 하나의 오브제가 된 촛대와 영롱하게 빛나는 자개장, 빈티지하고 개성 있는 조명과 의자는 하나같이 탐나는 것들뿐이다. 음식과 술, 음악이 좋아서 시작한 곳인 만큼 음식이 맛있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이곳의 선곡 센스를 믿고 찾아오는 손님도 많다. 상큼한 자몽 생맥주와 칵테일류는 언제나 사랑받는 술인데, 특히 진을 베이스로 한 칵테일 '비밀번호'는 팜팜 피아노만의 특제 칵테일이다.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협업해서 재미있는 아트 프로젝트를 열기도 한다. 얼마 전 1주년을 기념해 밴드 공연을 준비했으며 작가의 전시와 함께 파티를 열기도 하는 등 술과 함께 즐거운 이벤트도 즐길 수 있다.

위치 마포구 와우산로3길 21
영업시간 17:00~02:00
, 월요일 휴무
문의 070-4068-2669

친구 집 같은 가게, 36.5도 여름
'36.5도 여름'은 오랜 친구 집에 놀러 온 것처럼 편안하고 즐겁게 쉬다 갈 수 있는 곳이다. 허름한 가정집 건물의 3층에 위치한다. 홍대 인근에만 세 개의 지점이 있는데, 36.5도 여름만의 마스코트처럼 고양이들이 한 마리씩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애묘가들이라면 헤어나오기 힘든 곳이다. 한쪽에 마련된 좌식 테이블은 편하게 쉬면서 술 한잔 하고 싶은 손님들로 붐빈다. 꿀을 넣은 꿀 생맥주를 비롯해 대표 메뉴인 라임 생맥주, 커피 생맥주, 유자 생맥주 등은 특히 여자들에게 인기가 좋다. 맥주를 시키면 나오는 알새우칩도 날마다 직접 만들어 바삭함과 고소함이 남다르며, 카페 메뉴도 있어서 이미 적당히 취한 채 밤늦게 찾아와 차를 홀짝이다 가는 사람도 많다. 거의 눕다시피 늘어져 있어도, 책을 봐도, 생일 파티를 해도, 고양이와 놀아도 좋을 만큼 자유로운 분위기가 연출된다.

위치 마포구 와우산로2길 9 3층
영업시간 18:00~03:00
문의 010-9797-0985



예술적 감성이 가득한 공간, Rufxxx
분위기 좋은 옥상 테라스로 유명했던 경리단길의 'Rufxxx'가 3개월 전 판교 카페거리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가게명과 같은 이름을 가진 극단이 운영하는 곳이다. 가게 안에는 무대조명을 달아뒀는데 갖가지 공연 장비가 곳곳에 놓여 있어 더욱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가게 앞에 마련된 풀밭 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멀리 여행을 떠나온 듯한 자유로운 기분까지 느껴진다. 늦은 오후 즈음 들러 샤르도네 화이트 와인과 카베르네 소비뇽을 넣은 와인 칵테일 '판도라' 한잔을 곁들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봐도 훌륭하겠다. 직접 생레몬의 즙을 내 만든 레모네이드, 향이 풍부한 벨기에 맥주인 코르센동크나 한 잔 한 잔 정성스레 민트 잎을 담아 만든 모히토까지 다양한 술을 즐길 수 있다.

위치 성남시 분당구 동판교로 52번길 25-18
영업시간 월요일, 수~일요일 11:00~01:00, 화요일 휴무
문의 031-8016-2570


와인 읽어주는 남자, 부케
와인 읽어주는 남자, 요리하는 소믈리에로 불리는 훈훈한 주인이 반겨주는 와인바가 있다. '부케'는 작은 규모의 술집이지만 다양한 가격대의 와인과 호텔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은 주인의 요리로 알차게 채워져 있다. 일단 좋은 술을 착한 가격으로 마셔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고,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주인이 있다는 것 또한 매력적이다. 다른 곳에서는 와인을 어떻게 주문해야 할지, 어떤 음식과 어울릴지 물어보고 싶어도 묻기 힘들었던 사람들에게 와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취향에 맞는 와인까지 친절하게 추천해준다. 스테이크, 파스타 종류가 훌륭하고 간단한 안주들까지 준비되어 있어서 요리는 기대하지 않고 온 손님들도 만족스러워한다. 따뜻하고 감성적인 인테리어에 여자들을 위해 화장실에도 특별히 공들인 세심한 배려가 감동적이다.

위치 마포구 와우산로21길 28-12
영업시간 17:00~02:00
문의 02-337-9300

이태원 한복판에서 캠핑을, 더 글램핑
이태원의 '더 글램핑'은 캠핑을 즐기러 멀리 나가기 힘든 도시의 직장인들을 위한 최고의 여가 공간이다. 4층 옥상까지 층마다 다른 컨셉트로 꾸며 기분에 따라 고를 수 있다. 미러볼이 돌아가는 1층은 푹신한 빈백 의자가 놓여 있고 2층엔 알록달록한 캠핑 체어가 있으며 3층엔 바텐더가 있는 분위기 좋은 바가 있다. 3층과 4층엔 야외 테라스에 텐트도 있어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이라 예약이 필수다. 더 글램핑에서는 놀러 온 기분 제대로 낼 수 있는 그릴 바비큐를 맛볼 수 있는데, 음식이 식지 않도록 초벌구이 한 바비큐 밑에 달궈진 돌을 담아낸다. 무엇보다 이곳에 오는 여자들이 꼭 한번은 마신다는 술 '리타'는 블루베리, 스트로베리 등의 과일을 더한 상큼한 맥주 칵테일로 바비큐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그 외에도 다양한 칵테일과 술이 있고, 한라산 소주까지 갖추고 있으니 더욱 끌린다.

위치 용산구 이태원로17길 5
영업시간월~목요일 17:00~02:00, 금·토요일 12:00~02:00, 일요일 12:00~23:00
문의02-792-3189

맛있는 요리와 술의 조화, 로칸다 몽로
글 쓰는 요리사 박찬일 셰프가 로칸다 '몽로'를 열었다. 몽로(夢路)라는 이름처럼 몽롱한 분위기 속으로 빠져드는 공간. 계단을 지나 지하로 내려가면 테이블, 바, 프라이빗한 단체 공간까지 갖춘 멋진 다이닝 바가 나타난다. 와인부터 맥주, 사케, 위스키, 전통주인 문배주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바삭바삭한 박찬일식 닭튀김은 허브 향이 풍미를 더해서 여자들이 많이 찾는 안주다. 어떤 술과 함께해도 어울릴 만한 안주가 많으며 그때그때 생각해낸 아이디어와 제철 재료로 요리하기 때문에 늘 메뉴판이 바뀐다. 단골들은 메뉴를 보지도 않고 알아서 달라고 하는 편이다. 혼자 와서 바에 앉는 손님도 많은데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서비스가 오가기도 하는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오래 머물다 가는 선술집의 특성상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어서 그냥 돌아가게 될 수도 있으니 참고하자.

위치 마포구 잔다리로7길 18
영업시간 월~목 18:00~01:00, 금·토요일 18:00~02:00, 일요일 휴무
문의 02-3144-8767



눈과 입이 즐거운 다이닝 바, 마론키친앤바
일식을 베이스로 한 다양한 퓨전 요리를 선보이는 다이닝 바 '마론키친앤바'는 영화감독과 연예인, 아티스트들이 더 많이 찾는 곳이다. 문을 연 지 2년 정도 지나며 메뉴가 양식으로 치우친다는 느낌을 받자, 다시 초심을 다지기 위해 전면적으로 메뉴를 개편했다. 분위기가 세련되면서 밝고 화사해 우중충한 술집이 싫은 여자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낙지와 닭고기를 발사믹 소스에 버무리거나 마블링이 살아 있는 한우에 성게알을 싸 먹는 요리처럼 해산물을 다양하게 사용해서 색다른 음식들을 만들어내는데 철마다 메뉴가 자주 바뀌는 편이다. 맥주, 와인, 사케, 진 등 술 종류도 다양하며 와인으로 시작해 소주로 끝내는 손님도 많을 정도로 장르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맛있는 술과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위치 용산구 이태원로 232 2층
영업시간 18:00~02:00, 일요일 휴무
문의 070-8811-3737

writer 조정연·남지원(피처 어시스턴트)

에디터 김지선ㅣ포토그래퍼 권준혁·박성제·이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