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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을

청산(푸른 산) 2014. 11. 1. 22:04
★청산인

가 을 -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어스름이 내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눈부신 꽃잎만 던져놓고 돌아서는 들끊는 마음속 벙어리 같아 나는 오늘도 담넘어 먼 발치로 꽃을 던지며 가랑잎 떨어지는 소리를 냅니다. 사랑의 높은 뜻은 비록 몰라도 어둠 속 눈썰미로 길을 짚어서 지나는 길섶마다 한 방울 청옥 같은 눈물을 놓고 갈 것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지는 풀 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아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 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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