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트래리언의 삶을 추구하자
'콘트래리언'의 특징은 우리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도 다. 예측하지 못한 위기 앞에서 수많은 거인(巨人)들이 풀썩 주저앉을 때,그 위기를 애초부터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극복해낸 사람들이 콘트래리언이다.
다양성 속에서 지식과 지식, 생각과 생각, 실행과 실행이 서로 부딪히면서 우리가 미처 끄집어 내지 못했던 새로운 접근법, 그 메세지를 콘트래리언에게서 얻을 수 있다.
-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왜 콘트래리언인가?
콘트래리언이란 말은 '남들의 의지와 반대 방향으로 도전하는 사람' 이란 뜻으로 자주 쓴다.
위키디피아에 따르면 '콘트래리언'이란 "다수의 입맛에 맞지 않고 아무리 인기가 없더라도 그들이 취한 포지션과 정반대의 포지션을 취하는 사람"이다.
핀란드 경제의 30퍼센트를 차지하며 전세계 휴대폰 시장을 호령했던 노키아,
스마트폰이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추락의 길을 걷자 핀란드 경제 또한 성장률이 2008년 0.3퍼센트, 2009년 마이너스 8.5퍼센트로 비참한 상황을 맞게 되었다.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세계 평균경제성장률에 미치지 못한다.
2012년 한국은 2퍼센트, 세계 평균은 3.2퍼센트였다.
1인당 국민소득이 지난 7년간 2만 달러 초반에서 제자리 걸음 중인 한국 경제도 세계 스마트폰 1위업체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삼성전자가 2차전지, 헬스케어 등 신성장동력을 준비 중이만 이런 상품들이 스마트폰만큼 세계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핀란드 경제처럼 한국 경제도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전망들이 잇따른다.
"삼성이 지금같은 영향력은 앞으로 4~5년 정도 유지할 것이다" - 필립 코틀러
"삼성은 근본적인 혁신이 가능한 혁신의 문화를 만들어야 할 시점"
- 데이비드 아커 교수, UC버클리대
그동안 비즈니스계에선 마이클 포터의 경쟁우위 전략에 기초했다. 이는 70~ 80년대의 폭발적인 성장기에는 효과가 있었는데 큰 비전이나 사업 계획에 의거 경영 전략을 미리 수립해서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같은 저성장기에는 이런 게 통하지 않는 전략이다.이에 반해 헨리 민츠버그 캐나다 맥길대 교수는 소위 '우발적 전략'을 주장했다.
즉 조직의 실무자와 관리자가 현장에서 보고 느끼는 바에 따라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을 이끌어가는 전략은 이사회나 경영진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실무자에게서 나온다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구관(舊官)이 명관(名官)인 시대는 이제 끝났다.▶
한국의 기업들 중 막연하게 '포터식 전략'을 추구하다가 낭떠러지로 추락한 기업들이 많다. 민츠버그 교수의 접근 방식은 수많은 공룡 조직에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그의 주장은 '과거의 성공법칙에 정반대되는 전략'으로 갈아타라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속한 산업처럼 부침이 심한 분야에서는 어떤 기업도 지배적인 사업자나 성공적인 기업으로 영원히 머무른 경우가 없다" - 코스타 마르키데스 교수, 런던 비즈니스 스쿨
지금부터 우리는 변화의 시대를 이끌어갈 새로운 인재상에 주목해야 한다.
새로운 인재는 간판이나 이름값에 매몰된 사고방식을 버리고 자신만의 강점을 성공으로 바꾸는 법을 아는 사람들이다.
모두와 같은 대열에 속하지 않고 자신만의 관점으로 새로운 대열을 만들어 내는 인재들이다.
무엇보다 그들은 언제나 역(逆)으로 생각하며, 그 반대의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이다.
그렇게 남들이 가는 방향과는 다르게 반대로가는 사람들을 가리켜 세상은 '콘트래리언'이라 부른다.
콘트래리언은 대한민국의 창조경영을 이끌고, 미래의 주역으로 우뚝 설 새로운 인재의 표상이다.
●역(逆) - 거꾸로 시작하라
신용부도스와프(CDS)라는 금융파생상품이 있다. 부도가 발생하면 채권이나 대출원리금 회수가 곤란해진다. 이에 신용만을 분리해서 사고팔 수 있는 파생상품이 바로 (CDS)이다.
동일한 파생상품이지만 한 사람은 망하고, 다른 사람은 언청난 대박을 친다. 이게 콘트래리언의 진실이다.
2006년 봄, 당시 주택시장은 유례없는 호황기였다. 모두 저리의 대출금으로 쉽게 집을 살 수 있었다.
서민도 중산층이 될 수 있고, 중산층은 상류층의 꿈을 꿀 수 있었다.이에 수많은 투자자들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상품을 응용한 파생상품에 돈을 퍼부었다.
이때 눈이 동그란 펀드 매니저 존 폴슨은 생각이 달랐다. 그는 주택시장의 상승보다는 폭락에 배팅했다.
그는 그해 여름 친구, 가족들과 함께 1억 4천 7백만 달러의 투자펀드를 조성해 골드만삭스 등 금융회사와 폭락에 배팅하는 CDS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폴슨의 동료 펀드 매니저는 그의 행동에 모두 코웃음을 쳤다. 그의 청개구리 전략이 시대 상황에 맞지 않는 뚱딴지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2007년 서브프라임 쇼크로 모두 신음에 빠지자 폴슨은 홀로 웃었다. 투자금의 100배에 달하는 150억 달러(16조 원)를 벌어들인 것이다.
■콘트래리언의 공통점 1. 남들처럼 우직하고 성실하다.
모방은 최소화하거나 하지 않는다. 3. 모두가 'YES'라고 소리칠 때, 'NO!'라고 외친다. 4. 모두가 비슷한 경력을 쌓을 때, 정반대의 경력을 개척한다.
▼패(敗) - 실패에서 씨앗을 찾아라
실패란 어떤 사람에겐 쓰라린 상처이다. 어떤 사람에겐 절대 마주하면 안 되는 인생의 금기사항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남들에게 실패를 권장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실패하길 원치 않는다.
그래서 답은 왠지 이럴 것 같다. "그래, 실패는 중요해. 그러나 나는 실패하기 싫어"
2014년 3월 4일 조선일보 주최로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의 강단에 오른 데이브 맥클루어 500스타트업스 창업자의 말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그는 이날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하기'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창업해서 망해볼 것'을 거듭 강조했다.
"남의 성공보다 내 회사의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 더 많습니다. 경영대에 가지 마세요. 그 돈으로 스타트업 기업을 만드세요"
그에게 실패는 매일 겪는 일상이다. 바로 그 실패의 뼈아픈 교훈을 매일 겪었기에 그는 해서는 안되는 투자가 뭔지,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지 매일 학습하고 있다.
그가 구글, 아마존, 라쿠텐 같은 글로벌 기업에 자신이 투자한 기업들을 팔아치우면서 '미국 실리콘 밸리의 슈퍼 투자자'라는 별명을 얻을 수 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탈(脫) - 통념을 폐기하고, 관점을 재창조하라
권위자는 스스로를 '영원한 일등공신'이라 여기고, 탈권위자는 자신을 '영원한 방랑자'라고 생각한다.
탈권위자의 특징은 모든 콘트래리언들의 공통점이다.
가식을 벗고, 눈높이를 낮추어 '단언컨대 스러운' 인생을 사는 것.
그때 비로소 재미있고 멋지고 통쾌한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언컨대'의 원조는 2013년 2월 영화배우 이병헌이 출연한 팬텍 스마트폰 CF였다.
"단언컨대 메탈은 가장 완벽한 물질입니다"라는 그 광고의 카피를 팔도 왕뚜껑 라면 CF에서 개그맨 김준현이 "단언컨대 뚜껑은 가장 완벽한 물체입니다" 라고 패러디했다
이는 권위 해체를 바라는 은밀한 바람을 충족시킨 셈이었다.
한국은 권위적인 나라다. 존댓말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통적인 유교 사상과 어른을 공경하는 정신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때로는 그 존댓말이 상사와 부하간의 소통을 가로막고, 부하가 새로운 탈권위적 아이디어를 낼 수 없도록 만드는 장애물이 된다.
지나치게 상하가 분명한 계급주의일수록 부작용 또한 많이 발생한다. 세월호의 침몰도 그러하다.
필자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콘트래리언들을 만날 때마다 전율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
비서들이 자기가 모시는 세계 1위 대기업의 회장들을 모두 '회장님'이 아니라 잭이나 존 같은 이름으로 부른다는 점이다.
코스트코의 창업자인 짐 시네갈의 경우도 부하들은 모두 그를 '짐'이라고 부른다. 시네갈 회장 역시 "난 '회장'이 아니라 '직원'일 뿐"이라고 말한다.
권위에 차 있을 것 같았던 세계 25위권 기업 창업자의 모습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 전 직원을 허물없이 대하는 그와 직원들의 모습은 마치 한국의 아이돌 스타와 팬들 같았다.
그의 명찰엔 단출하게 '짐'이라는 이름만 적혀 있다. 콘트래리언은 직함으로 불릴 때 가장 어색해 한다.
저자 이신영은 어린시절 부모님을 따라 이스라엘과 미국에서 5년 거주하고, 중학교 1학년 때 귀국했다. 대학 졸업 후 2008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사건 등 굵직한 사건들을 직접 취재해 2012년 한국신문협회에서 수여하는 '한국신문상'을 공동수상했다. 현재 조선일보 경제부에서 일하고 있다.
콘트래리언으로 사는 것은 안정적인 수입으로 평범하게 사는 것보다 더 값진 일이 될 것이다.
세상을 혁명적으로 바꾸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단 한 가지만이라도 바꾸었다는 평가를 듣는다면 그보다 더 보람찬 인생은 없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콘트래리언의 삶이다.
- '맺는 글' 중에서- (출처/오대규b)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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