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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문화

청산(푸른 산) 2014. 5. 24. 07:11
 
♣♡ 웃음문화  ♡♣ 

중국 주(周)나라 유왕이 총애하던 궁녀 포사는 좀체 웃지 않았다. 
궁리 끝에 유왕은 봉화를 피워 올리게 했다. 
느닷없이 외적 침입 비상령을 내린 것이다. 
사방에서 허둥지둥 몰려든 백관들이 거짓임을 알고는 
어이없어하는 광경에 비로소 포사가 웃었다. 
유왕은 포사를 왕비로 앉힌 다음 
무시로 이 방법으로 포사를 웃기곤 했다. 
하지만 정작 외적이 침입했을 때는 누구도 움직이지 않았고 
유왕은 자신이 내쫓은 폐비의 아버지 손에 죽고 말았다. 
웃음이 없는 왕비, 
그리고 그를 웃기기 위해 국가 비상령도 마지않았던 국왕. 
왕비의 웃음을 위해 국왕은 스스로 무덤을 판 격이 되고 말았다.
노산 이은상은 산문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에서 
“웃음이란 참으로 단순한 것이 아니다. 
남을 멸시하는 웃음, 비웃는 웃음, 차디찬 웃음, 
아양 떠는 도색(桃色) 웃음, 억지로 웃는 가짜 웃음 등 
별의별 웃음이 다 있다”고 했다. 
한국인의 웃음 종류는 참으로 많다. 
눈웃음 함박웃음 너털웃음이 있는가 하면, 
헛웃음 코웃음 비웃음까지 있다.
게다가 기쁘고 즐거워서 웃는 밝은 웃음만 있는 게 아니다. 
어처구니없어 웃는 회색 웃음에다, 
비꼬거나 멸시하는 감정을 실은 어두운 웃음도 있으니까. 
그 모습이나 소리는 어떤가. 방글방글 방긋방긋 방실방실 
생글생글이 아기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이라면, 
하하하 호호호는 젊음이 넘치는 밝은 웃음이요, 
흐흐흐는 노년층의 묵직한 경륜이 밴 웃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 의학자 루빈스타인은 저서 ‘웃음의 심신의학’에서 
웃음을 ‘치료제’의 하나로 설명한다.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고, 몸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해준다. 
또 소화 기능을 좋게 하여 변비에 효과적이며, 
간 기능 악화를 막는 작용을 한다.” 
한 번 웃으면 한 번 젊어지고 한 번 화내면 그만큼 늙는다는 
한자어 일소일소 일노일로(一笑一少 一怒一老)와 일맥상통한다. 
동서양 간 말과 글은 달라도 웃음에 대한 인식은 다르지 않다.
                      - 문화일보/ [[황성규 / 논설위원]]  -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 청 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