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연습 - 정우경
기도합니다.
내가 하는 이별들이
부디 연습이게 하소서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연습이게 하소서
진정 이별연습이란
새로운 만남에 부푸는 가슴으로
하나도 슬프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내가 슬픈 건
아직 참 이별연습에
서툰 까닭입니다.
여러 번의 이별연습 뒤엔
눈물도 없이 헤어질 수 있겠지만
참 이별연습을 위해
이별하기는 싫습니다.
이별연습을 통해 잊고 잃은
한때 사랑했던 사람들은
밤별이 지도록 그리다가
나도 몰래 잠든 새벽엔
유난히 긴 꿈속에서
추억을 만나고
추억과 헤어집니다
기도합니다
잊지 말게 하소서
이 슬픈 날들, 이 슬픈 기억
모두가 연습인 걸
잊지 말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