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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 통영굴

청산(푸른 산) 2014. 2. 18. 17:47
 
♣♡ 건강식품 통영굴 ♡♣ 

통영에서는 자기네 방식을 수하식(垂下式)이라고 한다.
한자를 유심히 보시라. 수하식(水下式)이 아니다. ‘
그림자가 드리우다’고 할 때 그 ‘수(垂)’다. 
위로 자라는 풀이 아래로 내려진 꼴에서 비롯된 한자다. 
수직으로 내린다는 뜻이겠지만, 
굴을 대하는 통영 사람의 태도가 읽힌다. 
미역을 드리운다고 표현하지는 않는다.
작업장에서 수확한 굴은 
박신장(剝身場)으로 옮겨 껍데기를 벗긴다. 
이름을 다시 보시라. 알굴을 몸이라 부르고 있다. 
통영은 그저 굴이 많아서 굴의 고장이 된 게 아니다. 
통영에서 굴은 갯것 이상의 존재다.
박신장 내부는 컨베이어 벨트 돌아가는 공장 같다. 
길게 마주 앉은 아지매 40여 명이 하루 12시간 꼬박 껍데기를 
깐다. 칼을 집어넣어 껍데기를 벌리고 알굴을 꺼내 바가지에 
담는 일련의 동작이 기계처럼 일사불란하다. 
굴을 깐 양만큼 돈을 받는다. 손을 놀린 만큼 손해다.
알굴 1㎏을 까면 2500원 정도 받는다. 
알굴 하나가 8∼9g이다. 
알굴 하나를 10g으로 쳐도 100개를 까야 2500원이다. 
손이 빠르면 하루에 15만원도 챙긴다. 못해도 60㎏ 이상, 
다시 말해 하루에 6000개 넘게 굴을 깐다는 뜻이다. 
겨울 한철 통영 일대에서 1만 명이 넘는 아지매가 
날마다 되풀이하는 산수다. 눈물겨운 산수다.
손이 굼뜬 한 할매를 지켜봤다. 칼을 든 손목에 파스가 
붙어 있었다. 한 바가지 겨우 채워 저울로 옮기다 
그만 바가지를 놓쳤다. 
허겁지겁 주워 담는 할매와 눈이 마주쳤다. 
얼른 시선을 피했다. 일터에서 머리 조아리는 
아비와 맞닥뜨린 것처럼 얼굴이 뜨거웠다. 
이제부터는 말이다. 밥상에 굴이 오르면, 
큰절부터 올릴 일이다.
        - 손민호 문화스포츠부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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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시기 바랍니다. - 청 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