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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이런 사람이 그립다

청산(푸른 산) 2013. 11. 14. 20:32
★청산인

가을에는 이런 사람이 그립다 - 이순 수평선이나 지평선 보다 더 깊고 아득한 눈빛으로 세상의 그리움 다 깨워서 보는 사람 다른 사람의 불행한 사랑에 유심히 귀 기울이는 그래서 함께 마음 쓰다듬어 주는 그런 착한 사람이 그립다. 젊은 날 눈부신 폭죽 같은 사랑이 저기 멀리서 단풍에 묻혀 지고 있는데 그 지는 자리의 사랑도 유년의 설빔처럼 때로 설레며 문득 문득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사람이 그립다. 사랑했던 기억을 벌써 잊고 저만치 걸어가버린 사람이지만 두고 온 사람의 아연히 서있던 모습 기억했다가 가을 편지라도 띄울 줄 아는 그런 순한 사람이 그립다. 가진 거라곤 추억뿐이어서 병들어 창백한 세상에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목걸이 대신 투명한 수채화 같은 시 한 편 위문엽서처럼 걸어줄 줄 아는 그런 고운 사람이 그립다. 이렇게 눈부시게 맑은 가을 날 그런 가을의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흐린 도시속으로 여행 갈 채비 차리는 그런 행복한 여유의 사람은 더욱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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