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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업으로 보듬고 살자

청산(푸른 산) 2013. 9. 7. 11:47

*♣*너와 나의 업으로 보듬고 살자 *♣* 
   
이 세상에서 가장 넉넉한 집은 
당신 마음속에 들앉은 생각의 집이다.
대문도 울타리도 문패도 없는 
한 점 허공 같은 강물 같은 그런 집이다. 
불안도 조바심도 짜증도 
억새밭 가을 햇살처럼 저들끼리 사이좋게 뒹굴 줄 안다 
아무리 달세 단칸방에서 
거실 달린 독채집으로 이사를 가도 
마음은 늘 하얀 서리 베고 누운 겨울 들판처럼 허전하다.
마침내 47평 아파트 열쇠 꾸러미를 움켜쥐어도 
마음은 아파트 뒤켠 두어 평 남새 밭 만큼도 넉넉지 못하다 
(두평 남새 밭에서는 남에게 베풀수 있는 마음이 생겨나지요)
이 세상에서 가장 분양 받기 힘든 집은 
마음 편안한 무욕의 집이다 
그런 집에서 당신과 함께 살고 싶다 
때묻고 구김살 많은 잡념들은 손빨래로 헹구어 내고 
누군가가 수시로 찌르고 간 아픈 상처들도 
너와 나의 업으로 보듬고 살자,
어쩌랴 나의 안에 하루 하루 평수를 늘려가는 
고독의 무게 지워도 지워도 
우리 삶의 인터넷 속에 무시로 뜨는 저 허망의 푸른 그늘을 
이젠 고독밖에 더 남지 않은 쓸쓸한 비밀 구좌 
모두모두 열고 좋은 생각으로 버무린 희디흰 채나물에 
고집스런 된장찌개가 끓는 밥상 앞에 당신과 마주앉아 
따스한 얘기를 젓가락질 하고 싶다
           - 생활불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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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시기 바랍니다. - 청 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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