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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사람

청산(푸른 산) 2013. 8. 30. 08:07
★청산인

지나간 사람 - 김 남 조 말하지 않고 보낸 은밀한 진실 하나가 남아 있다 그의 죽음 그 외엔 용서 못할 어떤 잘못도 있을 수 없으리란 그 말 한마디를 나는 가슴 깊이에 묻었다 그 시절 나는 낡은 풍금의 모든 음계를 시도 때도 없이 울려 어지러이 소리내는 위태롭고 다급한 처지였고 사실은 그에게 마음 끌려 평형 가늠할 수 없었음을 옹색한 궁리로 그를 버려 그를 잊으려고 한 계절도 못다 채운 그를 떠나 보내었다 오늘 진종일 비가 내리고 어둠이 빗물 위에 엎드리니 그 사람을 등에 업은 듯하고 그 사람이 오히려 태산같은 어둠을 업은 듯도 하여 그가 두고 간 관용과 우수의 무게를 새삼 쓸쓸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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