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紅枾 [홍시]

청산(푸른 산) 2013. 1. 1. 17:35
청산인★

紅枾 [홍시] - 서길수 한적한 시골마을 넓은 마당 큰 감나무 까치가 날아왔다 아이들 즐겨 뛰놀고 우리사랑 밤이 깊어 퍼런 감 홍시 만들었다 또 바닷길 떠나는 내님 입술 부비며 ‘빨간 홍시 남겨놔요’ 먼 뱃길 닫는 곳 울긋불긋 엽서 편지 사랑실고 와 내님 사랑에 웃고 울고 지나가는 한겨울 눈 내리는 창 서있는 내님 보며 긴 편지 만지면 내리는 눈 눈길을 덮는다 편지 아니 올까 집에 아니 올까 홍시 너무 익어 오래 되었는데 헤지도록 읽은 편지 감처럼 홍시 되어 까치밥 홍시 눈에 메 달려 하고 싶은 말 밤만 깊어간다 누가 왔나 대문 두드리는 소리 반가워 얼결에 방문열고 뛰쳐나가 마루에 서니 눈 쌓여 하얀 이른 아침마당 까치발자국 듬성듬성 하얀 마당 하얀 편지 하얀 발자국 먼 길 온다며 발자국만 남겼나 까치 야 까치야 크게 울지 네가 큰소리 하면 내님 오시는데 오시려나 오실려나 오시겠지 감나무 까치밥 홍시 내 마음 메 달려 내님 사랑 눈물 고이게 한다 오늘은 오실거야 광문열고 쌀 꺼내 까치 발자국 싯고 씻고 홍시 홍시 꺼내는데 까치가 큰 소리 한다 까치가 소리 지른다 아 내님 오시나 홍시쟁반 떨어졌다 홍시 반가워 대문 열린다 얼싸 끌어안고 들어오며 께진 홍시 바라보고 내님 입맛 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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