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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와 나비

청산(푸른 산) 2012. 10. 2. 07:33
 
장자와 나비

어느 날 장자는 제자를 불러 이런 말을 들려주었다.
"내가 어젯밤 꿈에 나비가 되었다. 
날개를 펄럭이며 꽃 사이를 즐겁게 날아 다녔는데, 
너무도 기분이 좋아서 내가 나인지도 잊어버렸다. 
그러다 불현듯 꿈에서 깨었다. 
깨고 보니 나는 나비가 아니라 내가 아닌가? 
그래, 생각하기를 아까 꿈에서 나비가 되었을 때는 
내가 나인지도 몰랐다. 
그런데 꿈에서 깨고 보니 분명 나였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정말 나인가, 
아니면 나비가 꿈에서 내가 된 것인가? 
지금의 나는 과연 진정한 나인가? 
아니면 나비가 나로 변한 것인가?" 
알쏭달쏭한 스승의 이야기를 들은 제자가 말했다. 
"스승님, 스승님의 이야기는 실로 그럴듯하지만 
너무나 크고 황당하여 현실 세계에서는 쓸모가 없습니다." 
그러자 장자는 대답했다.
너는 쓸모 있음과 없음을 구분하는구나. 
그러면 네가 서 있는 땅을 한번 내려다 보아라. 
너에게 쓸모 있는 땅은 지금 네 발이 딛고 서 있는 
발바닥 크기만큼의 땅이다.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 땅은 너에게 쓸모가 없다. 
그러나 만약 네가 딛고선 그 부분을 뺀 나머지 땅을 
없애버린다면 과연 네가 얼마나 오랫동안 
그 작은땅 위에 서 있을 수 있겠느냐?"
제자가 아무 말도 못하고 발끝만 내려다보고 있자 
장자는 힘주어 말했다.
"너에게 정말 필요한 땅은 네가 디디고 있는 그 땅이 아니라 
너를 떠받쳐 주고 있는 바로 네가 쓸모 없다고 여기는 
나머지 부분이란다." 
이 이야기는 장자가 말한 현실 속의 나와 꿈속의 나를 놓고 
진정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을 
제자가 상당히 고상한 철학 같지만 
현실세계에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은 
쓸모 없는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

참으로 발을 떠받쳐 주는 땅은 직접 밟고 있는 땅보다는
쓸모없다고 여기는 나머지 땅임을 알아
세상을 살아가는데도 너무 약삭 빠르게 
쓸모 있음과 없음을 구분하지 말고
오히려 쓸모 없다고 하는 부분을 
더욱 더 소중히 여기며 감사하게 살라는 가르침입니다.
따라서 이 이야기는 우리 인간들이 현실문제에 부딪쳐서 
공부와 사업을 해가는데도
철학이나 이념, 그리고 비전이나 미션 등이 
현실문제를 타개해가는 데는
아무 쓸모가 없다고 치부해버릴 수 있지만,
실지로는 그렇지 않다는 깨우침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눈에 보이고 나타난 현상만을 쓸모있다고 여기지 말고
나타나지 않는 본질과 근본에도 늘 관심을 갖고 
살아야 참으로 더 잘 산다고 일러주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쓸모 없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단지, 쓸모가 없다고 하는 것은
당장 내가 처한 상황에서 쓸모가 없다고 여기거나
바로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무 소용 없다는 말은 그 사업과 그 물건에 
인연을 끊는 말이니 쓰지 말라."고 하셨고,
대산 김대거 종사도 그의 법문 3집 법훈편 9장에서
"아무리 못쓸 물건도 잘 보관하여 두면 
뒷날 긴요(緊要)히 쓰일 때가 있고 
아무리 쓸모 없는 사람이라도 버리지 않고 잘 인도하면 
뒷날 귀히 쓰일 때가 있는 것이니라."고 하셨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오늘도
인연을 끊는 말인 '아무 소용없다'는 말을 가능한 하지 않고,
무엇이든지 쓸모 있음과 없음을 약삭 빠르게 구분하지 말고,
쓸모없는 부분도 소중히 여기며
본질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살아가는 삶이 되길
염원해 봅니다
          -  옮겨온글  -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 청 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