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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위한 시

청산(푸른 산) 2012. 9. 9. 17:30

 

 
시를 위한 시   -  고정희

오랜만에 하늘을 본다.
하늘은 언제나 거기 있는데
하늘은 언제나 변함이 없는데
내 마음에 깃든 하늘은
오랜만이다.
오랜만에 길을 걷는다.
길은 언제나 내 앞에 펼쳐져 있는데
길은 언제나 나를 부르고 있는데
내 마음을 담고 가는 길은
오랜만이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언제나 기억 속에 웃고 있는데
친구는 언제나 나보다 먼저 나를 찾는데
내 마음을 활짝 열게하는 친구는
오랜만이다.
오랜만인 것이 너무 많아서
오랜만인 것이 너무 좋아서
오랜만에 나는 내가 좋아졌다.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 청 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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