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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길을 느낍니다

청산(푸른 산) 2012. 4. 21. 10:43
 
손길을 느낍니다 / 주은 

어스름합니다 
해는 저 멀리 있는 산으로 떨어지고 있고 
하나 둘 씩 켜지고 있는 가로등은 
낮선 이방인과 같이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 내내 
싸늘하게 식은 내 육체는 
금방이라도 얼어 붙어 버릴 것 같았습니다 
엊그제는 
그것이 못내 아쉬었던지 내 뺨을 치며 
심술을 부리기까지 했습니다 
두렵습니다 
나를 주시하고 있는 눈길들이 마치 사냥감을 
눈 앞에 두고 있는 맹수 처럼 
금방이라도 덮쳐 버릴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대가 그것에서 나를 보고 있고 
지켜 주고 있습니다 
천 길 아래로 
한참을 떨어지다가도 
그대가 잡아주는 손길을 느낍니다 
그렇게 그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초라한 여자에게 
사랑을 주고 있고 그것이 이제는 강한 힘이 되어 
다가오는 봄을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 편지에서...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 청 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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