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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서다

청산(푸른 산) 2012. 1. 15. 19:19

길 위에 서다   - 정연복, 1957-
   
세상의 모든 길은 
어디론가 통하는 모양이다 
사랑은 미움으로 
기쁨은 슬픔으로 
생명은 죽음으로 
그 죽음은 다시 한 줌의 흙이 되어 
새 생명의 분신(分身)으로 
아무리 좋은 길이라도 
가만히 머무르지 말라고 
길 위에 멈추어 서는 생은 
이미 생이 아니라고 
작은 몸뚱이로 
혼신의 날갯짓을 하여 
허공을 가르며 나는 
저 가벼운 새들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 청 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