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 집을 지키던 녀석이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돌보는 이가 없어 영원히 간직하려 술을 담아버렸습니다.
"언제 부터 이도라지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어렸을적에도 뒷뜰에서 하얀꽃을 피워내고 누이가 시집가던 날에도 새하얗게 도라지꽃이 만발하여 누이에 눈시울을 붉히었던 녀석입니다.
어머님이 꽃을 좋아하셔서 앞뜰로 옮겨 심은지 약 20년은 지났나 봅니다. 해마다 수십개의 꽃대가 올라 밤에도 수돗가를 하얗게 밝혀주곤했죠"
어머님이 살아계시면 지지대도 해주시고 벌어진 꽃대를 줄로묵어 한아름의 꽃다발을 만드시곤 하셨는데 어머니가 작년에 돌아가시면서 시골집이 텅비는 실정이라 이렇게 밖에 할수없게 되었내요"
"이녀석을 오래도록 간직하며 늘 어머니 생각을 잊지않으려구요"
5리터 짜리 큰병에 담았는데도 작아보입니다.
오래된 뇌두들이 엉겨붙어 덩어리를 이루었내요" 더큼직한 병을 찾아 이사를 해야할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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