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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의 친척들 ⑬

청산(푸른 산) 2010. 9. 2. 06:57

소의 친척들 ⑬

티베트 유목민들은 1,000여 년 전부터 야생야크를 가축화해 부리고 있었는데, 그 수가 10만 마리나 되었다. 몽고의 유목민이 말이 없으면 안 되는 것처럼 티베트 유목민에게 야크는 없어서는 안 되는 동물이었다. 가축야크는 야생야크와 근연(近緣)이나 덩치가 훨씬 작고 검은 털에 다갈색이나 흰색의 얼굴이 있었다. 그때 데리고 간 가축야크는 천막, 석유통, 산소통 등의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데도 묵묵히 산길을 오르고 있었다. 등산한 지 이틀 만에 4,000m 높이의 산중에 들어갔는데 광막한 산중은 온통 눈에 덮여 있고, 보이는 것은 바위뿐이며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도 없었다. 영하 30도 강풍이 눈가루를 휘몰아치고 있었다. 야생야크는 보이지 않으나 거기서 기다리고 있으면 나타난다는 안내인의 말이었다. 거기에 천막을 치고 이틀을 기다렸다. 강풍에 천막이 펄럭이고 있어 취사와 난방으로 피워 놓은 석유곤로가 제대로 구실을 못했다. 그런데 티베트 유목민에게는 자기들의 연료가 있었다. 잘 말린 야크의 똥이었다. 안내인이 야크의 등에 싣고 가져온 야크의 똥에 불을 피웠다. 그 연료는 아무런 냄새도 없고 연기도 나지 않으며 안에서부터 벌겋게 변색하면서 천천히 타고 있었다. 식량은 야크의 젖에서 만들어낸 치즈와 말린 양고기이고 향기가 강한 인도산 차가 계속 공급되고 있었다.

야크는 천막 밖에 그대로 묶여 있었다. 넝마 같은 외투의 털이 금방이라도 다 날려 떨어질 것 같았으나 그렇지 않았다. 비록 넝마 같은 외투지만 천막이 날아갈 것 같은 강풍에도 떨어지지 않았다. 안내인이 가끔 밖으로 나가 야크의 젖을 짜내 가져왔다. 야크는 여행 도중 내내 젖을 공급해주고 식량이 다 떨어지면 죽어서 고기도 제공해 준다는 말이었다. 사흘째 되던 날, 한 무리의 야크가 높은 산정에서 내려왔다. 암컷과 어린것들로 구성된 서른 마리쯤이 희미한 햇볕을 받으면서 눈 속의 풀을 뜯고 있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수컷 서너 마리가 역시 채식을 하고 있었다. 그런 곳에 풀이 있을 것 같지 않으나 눈 속에 마른풀이 좀 남아 있었다. 한 줌도 되지 않은 마른풀이며 500㎏이나 되는 야크가 그런 것으로 어떻게 배를 채우는지 의심스러웠으나 야크들은 천천히 움직이면서 온종일 그런 마른풀을 찾아내 뜯고 있었다. 야크들은 묵묵히 천천히 꾸준하게 채식을 하고 있었다. 마른풀은 간에 기별도 가지 않는 양이나 야크들은 그래도 온종일 그렇게 채식을 하고 있었다. 다음 날 눈이 내리고 있었으나 야생야크는 여전히 눈 속의 풀을 찾아내 먹고 그걸 또 반추하면서 생명의 끈을 이어가고 있었다.

가져온 곳 : 
블로그 >2010년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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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엣지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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