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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시 모음

청산(푸른 산) 2017. 7. 17. 15:33
 
♣♡ 연꽃시 모음 ♡♣ 

 ♡♣ 연꽃 - 오세영 
불이 물 속에서도 타오를 수 있다는 것은
연꽃을 보면 안다
물로 타오르는 불은 차가운 불
불은 순간으로 살지만
물은 영원을 산다
사랑의 길이 어두워
누군가 육신을 태워 불 밝히려는 자 있거든
한 송이 연꽃을 보여 주어라
닳아 오르는 육신과 육신이 저지르는
불이 아니라
싸늘한 눈빛과 눈빛이 밝히는 불
연꽃은 왜 항상 잔잔한 파문만을
수면에 그려 놓는지를 
♡♣ 수련별곡(水蓮別曲) - 김춘수  
바람이 분다 
그대는 또 가야 하리 
그대를 데리고 가는 바람은 
어느땐가 다시 한 번 
낙화(落花)하는 그대를 내 곁에 데리고 오리 
그대 이승에서 
꼭 한 번 죽어야 한다면 
죽음이 그대 눈시울을 
검은 손바닥으로 꼭 한 번 
남김없이 덮어야 한다면 
살아서 그대 이고 받든 
가도 가도 끝이 없던 그대 이승의 하늘 
그 떫디떫던 눈웃음을 누가 가지리오? 
♡♣ 연꽃의 기도- 이해인 
겸손으로 내려앉아
고요히 위로 오르며
피어나게 하소서
신령한 물위에서
문을 닫고
여는 법을 알게 하소서
언제라도
자비심 잃지 않고
온 세상을 끌어안는
둥근 빛이 되게 하소서
죽음을 넘어서는 신비로
온 우주에 향기를 퍼뜨리는
넓은 빛 고운 빛 되게 하소서
♡♣ 蓮이여-구상
이리 곱고 정한 꽃인데 
진흙 속에 뿌리를 내리고 
시궁창을 내 집으로 삼아도 
아침저녁으로 맑은 숨을 쉬느니, 
사람들이 버리고 외면한 
그 찌꺼기 배설한 것들 속에서도 
오히려 내 양분을 취하느니 
그 몸은 물방울 하나도 
헛되이 빌붙지 못하게 하거늘 
무어라 이름할 수 없는 신선함에 
먼지 하나 범할 수도 없고 
숨소리도 죽여야 하느니, 
이 청정한 고운 님의 경지에 
해와 달이 함께 빚어낸 꽃이라 
선학이 꿈을 꾸고 있는지 
세상이 아무리 험난하고 
역겨운 일들만 난무한다 해도 
스스로 제 몸을 곧추 가누고 
이 지상에 고운 것만 걸러내 세우니 
뉘 감이 범할 수가 있으랴만 여기 
그 잎의 둥글고 도타운 덕성으로 하여 
모든 고뇌 떠안고, 망상을 소멸하니 
떠오르는 보름달로 맞이하듯 
새 아침을 맞이하는 해의 
그 맑고 찬란한 새 얼굴을 보듯 
내일은 더 곱고 생기에 찬 꽃으로 
그 향기도 함께 피우며 
온 누리에 세우리.
♡♣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같이-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하는 이별이게,
蓮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 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연꽃 피어 마음도 피어나고-이호연  
해가 지면 어머니 치맛자락에 잠들고  
떠오르는 태양에 다시 피어나는 얼굴  
세상 온갖 시름  
황톳물 같은 아픔이라도  
지긋이 누르고  
꽃으로 피우면 저리 고운 것을  
이슬이라도 한 방울 굴려  
나 또한 찌든 얼굴을 씻고서 다시 서리라  
하여, 이슬이 있어야 하리  
우리네 삶에도  
이슬처럼 씻어 줄  
그 무엇이 있어야 하리  
다만 별도 없는 밤은 안 돼  
이제라도 긴 숨을 들이쉬어  
연뿌리에 공기를 채우듯  
가슴 깊이 열정을 간직해야 하리  
그리하여 연꽃이 피어나듯  
내 가슴에도 꽃이 피어나리니  
바라보는 눈길마다  
소담스레 꽃피는 행복 송이송이  
연꽃으로 흐드러진 꽃다운 세상이여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 청  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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